교육의 의미를 생각하며.- 살레시오회 수도자 양승국 신부님 말씀 발췌

by 안미희 posted Jul 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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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좁은 문의 의미>

예수님 말씀 가운데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권고 말씀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묵상을 해봤습니다.

우리 신앙인 각자의 행복과 구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임에도
정작 실천하기가 어려운 그런 일들이 아닐까요?

예를 들면 우리 영혼과 육신의 건강과 평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인데,
그것이 때로 죽기보다 어려운 ‘용서’, 내게 지울 수 없는 상처와 모욕감을 준 이웃 사랑하기,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춰가며 살아가기, 내가 전혀 원하지도 않았는데 하필 내게 다가온
이 황당하고 끔찍한 현실 직면하기,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

말이 쉽지 정말 예수님 말씀 따라 속도 밸도 없이 다 내어주지 않으면,
그래서 바보처럼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세상의 가치와 통상적인 룰을 거슬러 살려고 기를 쓰는 우리를 향해
세상 사람들은 이해 못하겠다는 눈빛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길, 예수님께서 먼저 걸어가신 길, 그분께서 세상의 투쟁하며 몸소 개척해나가신
그 ‘바보의 길’, 손해 보는 길은 예수님의 제자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추종해야 할 길,
결국 우리를 진정한 평화와 행복, 구원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돈보스코의 제자들인 살레시안들에게 있어 ‘좁은 문’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봤습니다.
답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청소년들을 끔찍이도 사랑했던 돈보스코 성인이 거쳐 간 문일 것입니다.
그 문은 다름 아닌 사랑의 교육학인 예방교육입니다.

예방교육,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실천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깨닫는 바가 한 가지 있는데,
정말 가치 있고 의미로 충만한 아름다운 교육이란 것입니다.

교육자가 교육대상자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정다감한 친구요 스승이요
아버지가 되어 나란히 걸어가는 교육, 교육자와 교육대상자 사이에 맺어지는 돈독한 우정관계를 통해
청소년들의 마음 안에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사진 한 장 남겨주는 교육,
그래서 언젠가 사회로 나간 그들이 인생의 역풍에 시달릴 때, 그 선생님을 떠올리며,
그 선생님과 함께 쌓았던 그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금 힘을 내게 하는 교육.

그러나 정작 그 좋은 예방교육을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무한한 인내와 자기 희생, 포기, 헌신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이 살레시안들에게는 생명과 구원에 이르는 길, 행복의 문,
우리 존재가 가치를 드높여주는 길이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들 앞 다투어 선택하는 문, 휘황찬란하고 ‘있어’ 보이는 문은
얼마나 넓고 들어가기도 쉬운 문인지 모릅니다.

그런 세상의 문, 내가 원하는 문, 멸망의 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문,
좁은 문, 큰 수고와 희생이 요구되는 생명의 좁은 문을 다시 한 번 선택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 수도회의 양승국스테파노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