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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내가 믿고 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실상 아는 것은 별로 없음을 알게 됩니다.

 

주님의 첫 제자였던 베드로 또한 예수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확신을 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주님의 영광은 알고 있었지만, 영광을 위한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낮추어야만 올라가는지를 이해 못 했던 베드로는 자신의 발을 씻기려는 예수님에게 제 발만은 절대 못 씻기십니다.’ 그러자 예수님의 내가 당신을 씻지 않는다면 당신은 나와 같은 몫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대답에 그럼, 주님, 제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 주십시오.’라는 어리석은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자는 마땅히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대제관들과 율사들에게 버림을 받아 죽임을 당했다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들었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는 꾸짖음을 듣기도 했습니다(마르 8,31-33).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곧 있을 수난의 가르침에는 귀를 기울이지도 않으면서, 영광스럽게 변모된 주님의 모습을 보자 난데없는 초막이야기를 꺼냅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과정을 제외한 결과만을 집착한 베드로의 바람에 대해,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는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의 연약한 안주를 질책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수고하지도 않으면 영광을 누리려 하지 말고, 그런 허황한 생각의 초막을 헐어버리고 예수님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비록 그 길이 현실적인 죽음의 고통이 따르는 십자가의 길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수난의 고통 없이 부활의 영광은 없기 때문입니다. 영광에 휩싸여 변모를 체험한 예수님께서는 실상 극도의 고통으로 게쎄마니의 밤을 지새우시지만, 예수님의 변모를 보고 감격했던 제자들을 잠에 곯아떨어집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 따르는 사람으로서 십자가를 각오하기보다는 그저 내 현재의 상태를 인정 받기를, 존중만 받기를, 편안하게 살기를 더 원하기 때문입니다.

 

모욕이나 천대가 아니라 대접받고 남이 알아주기를 더 바라기 때문입니다. 영광된 변모를 보여 주기 위해 제자들과 함께 주님께서는 타볼산에 오르셨고, 또한 바로 옆자리에서 그들과 함께 내려오셨습니다. 그 함께 함으로 제자들은 주님의 영광된 모습을 보았지만 정작 십자가의 수난이 시작할 때는 모두 도망가 버리고 주님 옆에는 아무도 없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 허황한 생각으로 엮어진 저의 초막들을 헐어 주십시오. 당신과 함께 묵묵히 제게 주어진 길을 걷겠습니다.

 

다 함께 만나서 성찬의 전례가 이루어지는 날, 평화와 사순의 마음 지니고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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